2011년 1월 14일 금요일

코메니우스 - 인류 전인교육의 씨앗을 뿌리다

코메니우스 - 인류 전인교육의 씨앗을 뿌리다
 

인류의 복지와 평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들을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현대교육의 창시자 코메니우스다.
현대교육사에서 코메니우스의 위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현대교육과 코메니우스와의 관계는 현대과학에서 코페르니쿠스와 뉴턴, 현대철학에서
베이컨과 데카르트와 동일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코메니우스(체코식 이름은 Jan Amos Komensky)는 17세기에 이미 세계평화를 위한
새로운 교육사상을 정립해 인간교육의 새 지평을 열었다.
코메니우스는 410년전인 1592년 3월28일 현 체코공화국의 모라비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장소로 알려진 곳은 세 곳이다.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에서 서북쪽으로 약 250㎞ 떨어져 있는 페레로프시를 중심으로 약 5㎞ 반경 내에 위치하고 있는
후헤르시키 브로드, 니브니체, 콤니아가 그 곳이다.
그가 태어난 장소는 이 세 마을 중 한 곳임에 틀림없지만 이 중 어느 곳인지는 알수 없다.
필자가 지난해 9월에 세 마을을 방문했을 때 각 마을에서 자신의 지역을 코메니우스의 고향으로 기념하고 있는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코메니우스는 체코 종교개혁 운동의 선구자였던 얀 후스의 순교정신과 경건사상으로 형성됐던 모라비아 형제교회의
진보적이며 개혁적인 풍토 속에서 성장했다.
코메니우스는 형제교회 최후의 감독이자 신학자로서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과 성경을 토대로 사실주의 교육을 정립했다.
코메니우스의 일생은 고난과 불행의 연속이었다.
젊은 시절 코메니우스는 헤르보른대학과 하이델베르크대학 등에서 공부한 뒤 조국으로 돌아와 형제교회가 세운 학교의
교사로 청소년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체코의 정치적 문제에서 촉발된 신·구교 간의 30년전쟁(1618∼1648)으로 조국이 멸망하자 그는 독일황제의
체포를 피해 체코를 떠나야 했다.
그 길로 1670년에 네덜란드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두번 다시 조국땅을 밟지 못하고 비운의 망명생활로 일생을 보냈다.
그가 폴란드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1641년 영국의회는 그를 영국으로 초청했다.
영국은 그에게 5년전인 1636년 신대륙 미국에 설립된 하버드대학의 총장직을 제의했다.
그러나 코메니우스는 그와 함께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그의 동족들과 조국을 생각하면서 그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세계의 교사’가 될 것을 결심했다.
코메니우스는 자신이 평생동안 경험한 전쟁과 종교적 박해, 망명생활을 통해 오히려 평화의 염원을 키웠다.
잿더미가 된 전장에서 더 이상 전쟁과 같은 갈등과 싸움이 없는 세계,즉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인류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소망을 키운 것이다.
영국과 스웨덴,폴란드 등 유럽을 떠돌며 오랜 사색과 연구를 한 끝에 코메니우스는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동체를
지상에서 실현하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인간성을 가르치는
교육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코메니우스는 일생동안 교육 철학에 관한 200여권의 저서와 논문을 펴냈다.
그는 무엇보다 사람마다 흥미를 가지고 철저하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교수법 개발에
몰두했다.
새로운 교수법의 원리를 정립하기 위해 우주 전체와 자연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과학적 분석에 힘을 기울였고 거기서 발견한 질서와 조화의 이치를 새로운 교수법에
적용했다.
언어를 가르칠 때 사물을 동시에 활용하여 제시하는 세계 최초의 시청각 방법을
고안했다.
이것은 곧 현대교육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과학적 교수법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또 성경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간이해를 통해 새로운 전인교육사상을 정립했다.
이 전인교육이라는 개념은 지금까지 일반교육은 물론 기독교 교육계에서도 잘못
이해돼 왔다.
인간의 전인성은 희랍사상의 영향으로 내면세계의 지·정·의를 강조하는 이성적
심리적 요소들을 계발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코메니우스는 창세기 1장 26절과 27절에 근거해 인간을 지성적, 도덕적,
신앙적 존재로 해석하고 인간의 전인성은 곧 인간의 내면세계에 내재하고 있는 지성과 덕성과 경건의 씨앗을 계발해야
한다는 통전적인 개념으로 규정했다.
코메니우스는 이와 같은 신학적 교육철학을 토대로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게 교육받아야 한다는
범교육(汎敎育)을 주창했다.
그의 범교육 사상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자연의 원리에 의한
‘모든 방법’으로 배움받아야 한다는 우주적 보편 교육사상이다.
코메니우스는 세상의 모든 분쟁과 갈등과 싸움은 단편적이며 왜곡된 지식과 그것을 교육하는 단편적인 학문에 주요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지식과 학문을 통합하는 범지학(汎知學)사상을 고안, 발전시켰다.
현대적 맥락에서 그의 범지학은 다양한 지식과 학문체계를 활용하는 학제간의 통합으로 이해될 수 있다.
아직도 우리가 해답을 찾지 못한 분야를 코메니우스는 이미 4세기 전에 예시해 놓은 것이다.
교육 방법에서는 직관주의와 언어의 결합, 전체 인류를 대상으로 하는 평등 교육, 교사의 전문성과 남녀공학,
단선제 학교 교육제도, 아카데미 등의 구상이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코메니우스는 교육철학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런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그의 전 생애를 바쳤다.
그는 함께 망명한 고향 모라비아의 형제교회 교인들과 그들의 정착지였던 독일을 중심으로 현대 경건주의운동과
교육사상을 직접 실험했다.
그의 우주적 교육사상은 후대의 교육사상가들인 루소, 페스탈로치, 프뢰벨, 헤르바르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평화교육사상은 1957년 모든 인류의 인간성 회복과 세계평화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의 창설로 이어졌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이다”로 시작되는 헌장으로 유명한
유네스코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73곳에 사무소와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세계 교육의 균등한 향상과 과학의 발달,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상호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코메니우스의 교육사상은 한국에도 도입돼 일반 교육학계뿐만 아니라 기독교 교육에 정착돼 가고 있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세계를 하나의 마을로 묶고 있지만 인간성과 자연생태계는 무서운 속도로 파괴돼 가고 있다.
인류는 새로운 전인격적 인격체들이 세우는 평화로운 세계 인류공동체 형성을 염원하고 있다. 우리는 그 강력한
메시지를 4세기전 코메니우스의 음성에서 들을 수 있다.
21세기의 크리스천들은 위대한 크리스천이자 교육철학가인 코메니우스를 재발견하고 그의 사상을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 이숙종 강남대 신대원장 약력
△연세대 신대원 석사(Th.M.) △미국 뉴저지 주립대 교육학박사(Ed.D.)
△유네스코제정 '코메니우스 메달' 수상(2001년) △강남대 신학대학원 원장·기독교교육정보학회장
이숙종 (강남대 신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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