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체온으로 휴대전화 충전' 가능성이 보인다

[CBS 이희진 기자]

서로 다른 두 종류 금속이나 반도체를 연결한 뒤 각각의 온도를 다르게 하면 전류가 흐르는 현상이 '열전현상'이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열이 바로 전기로 바뀌는 현상이다.

열전현상은 1821년 독일 물리학자 제베크(T.J.Seebeck)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거꾸로, 전류를 흘렸을 때 두 금속 중 한쪽에서는 열이 발생하고, 다른 한쪽은 냉각되는 현상도 '열전현상'이라 한다.

열전현상을 이용하면 온실가스 등 공해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과정에 기계장치 개입이 필요 없어 진동이나 소음도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장이나 소각장, 자동차 등 곳곳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화함으로써, 현재 34% 정도에 불과한 폐열회수율을 거의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처럼 이론적으로 빼어난 강점들을 가진 열전현상은 그러나 발견된 지 무려 200년 가까이 되도록 실생활에 거의 응용되지 못하고 있다.

열전현상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열전현상으로 발생한 전류를 흐르게 하는 도선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도선이 전류만 흐르게 하는 게 아니라 열전현상 자체를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도선이 높은 온도의 금속에서 낮은 온도의 금속으로 열까지 흐르게 해 두 금속 간 온도 차이를 없어지면서 전류 발생이 중단되는 것이다.

열전현상으로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두 금속 간 온도 차이가 필수적이고, 이 차이가 크면 클수록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전류는 잘 흐르면서도, 열은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도선 개발이 열전현상 응용의 핵심이다.

하지만 전기와 열의 전달은 비례관계여서, 전기와 열 중 한 가지만 독립적으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전기와 열 전달 독립 제어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이우영 교수 연구팀이 '코어셸 나노선'을 도선으로 이용해, '이 나노선이 전기와 열 전달을 독립적으로 제어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코어셸 나노선의 전기와 열 전달 독립 제어 가능성은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예측됐을 뿐이었으며, 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해 낸 것은 이우영 교수 연구팀이 처음이다.

코어셸 나노선은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두께로, 비스무트(bismuth)로 된 코어(core)를 텔루륨(Tellurium) 셸(shell)이 감싸고 있는 구조다.

연구 결과, 코어셸 나노선은 전기 전달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열 전달은 기존보다 25배 이상, 최대 50배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열전효율이 최대 50배 이상 증가했다'는 뜻이다.

열전효율 극대화하면, 아주 작은 열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체온으로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는 게 아주 허황한 얘기만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우영 교수는 8일 "이번 연구는 열전현상 상용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며 "실제 코어셸 나노선 응용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힘입은 이번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heejjy@cbs.co.kr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0031&newsid=20110809210940742&p=nocut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4910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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