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8일 월요일

“점심 내가 쏜다!”… 스마트폰 바코드로 ‘삑’

 

“점심 내가 쏜다!”… 스마트폰 바코드로 ‘삑’




[동아일보]

점심식사를 마친 뒤 스마트폰에 ‘바통’이란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 사용하는 통신사와 휴대전화 번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인증번호 요청’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6자리 숫자로 된 인증번호가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 이 번호를 누르자 화면에 바코드가 나타났다. 계산대 앞에서 바코드를 보여주며 “이걸로 계산할게요”라고 말했다. 지갑도, 현금도, 신용카드도 필요 없었다. 처음 써보는 결제방식에 직원들이 다소 낯설어했지만 편리했다.

18일 휴대전화 소액결제업체 다날이 ‘바통’이라는 새로운 스마트폰 바코드 결제 앱을 선보였다. 아직 이 앱이 통하는 곳은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밖에 없다. 이에 앞서 모빌리언스도 5월 ‘엠틱’이란 바코드 결제 앱을 내놨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편의점 훼밀리마트밖에 없지만 두 회사는 앞으로 가맹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 모바일 지갑 성공하나

10여 년 전 본격적으로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휴대전화가 지갑을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수히 나왔다. 하지만 한 번도 실현되지 못했다. 소비자로서는 휴대전화가 지갑을 대체하면 편리하지만, 현금 대신 이런 새로운 결제수단을 쓰려면 돈을 받는 업체에서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2002년 SK텔레콤이 도입했던 휴대전화 결제시스템인 ‘모네타’는 전국 40만 개 이상의 가맹점에 수백억 원대의 비용을 들여 값비싼 전용 단말기를 설치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해당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로만 결제가 가능했고, 40만 대의 단말기라 해봐야 이를 쓸 수 없는 매장이 훨씬 많아서 사업이 실패했다.

반면 바코드 결제에는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 없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갖고 있는 바코드 스캐너를 이용해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바코드만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바코드 스캐너는 동네 소매점도 갖추고 있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아 결제할 일이 생길 때마다 바코드만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각 매장은 이 바코드를 읽어 사용자를 확인한다. 이후 과정은 다날이나 모빌리언스 같은 결제 대행업체와 통신사의 몫이다. 이들은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의 통신요금에서 이런 이용요금을 받아 가맹점에 나눠준다.

○ 현실적 대안

미국 스타벅스도 올해 초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 비슷한 바코드 결제방식을 시작했다. 휴대전화 요금에 합산되는 건 아니고, 스타벅스가 파는 선불카드를 스마트폰으로 옮긴 것이다. 사용자가 바코드를 보여주면 선불카드에 충전된 금액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스타벅스가 바코드 방식을 택한 것은 비용 부담 없이 쉽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구글과 마스터카드, 씨티은행이 손잡고 근거리무선통신(NFC)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지갑 ‘구글 월릿’을 선보였지만 스타벅스 측은 “구글이 만든 NFC 기술이 바코드 결제보다 최신 기술이지만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려면 3년은 걸릴 것”이라며 바코드 결제를 택했다.

바코드 결제에도 한계는 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한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한도를 늘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소액결제 한도는 5만∼10만 원이다. 그 대신 휴대전화 소액결제 수수료는 품목에 따라 신용카드보다 쌀 때가 많고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류긍선 다날 대표는 “바코드 결제는 앞으로 편의점과 베이커리, 서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0&aid=000226171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