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3일 일요일

소변 자주 참았더니 허리통증에 고열… 나도 혹시?


[동아일보] 젊은여성에 많은 신우신염 증상과 예방

광고대행사 직원인 김모 씨(36)는 종종 허리가 쑤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을 참을 수 없게 됐다. 몸이 으슬으슬 떨리기도 했다. 야근이 잦았던 터라 과로해서 몸살이 온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고열이 치솟았고,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꼼짝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김 씨는 ‘신우신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몸살과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던 신우신염 환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신우신염은 방치하면 패혈증(혈액 속에 세균이 번식하는 병)까지 갈 수 있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 20, 30대 여성에게 자주 발생
신우신염은 신우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신우는 깔때기와 같이 노폐물을 걸러서 받아내는 역할을 한다. 신장의 사구체에서 걸러진 소변은 세뇨관을 통해 빠져나와 신우에 일단 모였다가 요관 방광 요도를 거친 뒤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 신우의 점막에 세균이 증식하면 신우신염이 생긴다.

원인이 되는 세균 중 제일 흔한 것은 대장균이다. 주로 몸을 혹사할 때 이 질병에 걸리기 쉽다. 피곤해지면 탈수가 일어나게 되고 소변의 양이 줄면 신우가 세균에 공격당하기 쉽다.

신우신염은 특히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여성은 소변이 나오는 요도의 길이가 남성보다 짧고, 질과 항문 주변의 세균이 침입할 수 있어 요로 감염에 걸리기 쉽다. 이렇게 들어온 세균이 신우까지 침범할 수 있다. 요로 감염은 성관계 중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성생활이 왕성한 20, 30대 여성에게서 신우신염 발병이 빈번하다.

○ 허리 통증과 고열, 오한이 일어나면 의심

신우신염에 걸리면 옆구리와 허리 쪽에 통증이 생긴다. 신우에 염증이 생겨 부어오른 상태에서 옆구리를 치면 흠칫 놀랄 정도다. 39도 안팎의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고, 전신근육통, 두통, 구토 등을 동반한다. 몸살로 착각할 수 있지만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게 몸살 증상과 다른 점이다. 화장실에 자주 가더라도 소변 양이 많지 않고 개운하지 않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단순 감염이라면 2주 정도 경구용 항생제를 복용하면 충분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입원 치료를 받는다.

이틀 정도 정맥 주사로 항생제를 투여받은 뒤 경구용 항생제로 치료받는다. 입원 기간은 일주일, 투약 기간은 3주 정도다.

○ 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

신우신염은 제때 발견하지 못하거나 치료가 안 되면 재발할 수 있다. 만성 신우신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빈번하게 앓다 보면 콩팥이 쭈그러져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기 쉽다. 임신 중에 신우신염이 재발하면 조산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어린아이나 당뇨환자의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윤 교수는 “신우신염은 생활습관을 잘 들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분 섭취를 양껏 해서 소변이 자주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아서도 안 된다. 그만큼 노폐물이 몸에 쌓여 쉽게 피로해진다.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크랜베리에는 대장균이 점막에 들러붙지 못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크랜베리 주스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신우신염 의심 대표적인 증상 ::

1. 옆구리에 통증이 온다. 툭 치면 놀랄 정도다.

2. 갑자기 39도 안팎의 고열이 치솟는다.

3.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 으슬으슬 춥고 떨린다.

4. 소변이 자주 마렵지만 화장실에 다녀와도 개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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