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9일 목요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좌우할 5가지 변수"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좌우할 5가지 변수"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공영방송 NPR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거나 하지 못할 5가지 이유(5 Reasons Why Israel Might Bomb Iran, Or Not)'를 양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학살의 아픈 경험을 안고 있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반추해볼 때 어떤 이스라엘 지도자라도 이란의 핵개발을 맞지 못한 인물로 기록되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NPR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란이 핵무장 국가가 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스라엘에 예상치 않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NPR는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이란이 입을 피해가 제한적인데다 신속하게 피해를 복구할 수 있으며 ▲현재 별로 인기가 없는 이란 정권에 대한 지지를 올려줄 뿐이고 ▲핵무기를 개발한 이스라엘과 중동에 대한 서방의 이중잣대에 대한 아랍권의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로는 이란 공격을 놓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서로 다른 해법을 추구하고 있는 점이 거론됐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핵무장한 이란을 다루는 일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며 위험한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다시말해 '나중에'를 말하는 사람은 곧 '나중'이라는 것이 너무 늦은 시점임을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할레 에스판디아리 중동프로그램 소장은 "개인적으로 이스라엘이 가까운 장래에 이란을 공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들이 현재 작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란이 더욱 고립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 변수로는 역시 미국 대통령 선거가 꼽혔다. 미국 대선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표의 동향을 감안할 때 유력한 대선주자들이 이스라엘의 행동에 반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올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높여준다는게 NPR의 분석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군사개입에 이끌려들어가는 상황을 꺼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말까지 이라크에서 주둔군을 철수하고 오는 2014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을 빼내고 있는 미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걸프지역에서의 어떤 형태의 추가적인 군사행동이라도 우리에게 엄청난 여파를 준다"면서 "유가는 물론이고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프간에 여전히 우리병력을 두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번째 변수는 역시 과거 이스라엘이 유사한 공격을 성공시킨 점이다. 잘 알려진대로 1981년과 2007년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핵시설과 시리아의 원자로를 폭격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 시각에서 보면 두 작전 모두 매우 성공적이었다. 작전에 나섰던 자국 공군에는 아무런 피해도 없었고, 이라크와 시리아로부터의 보복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매우 시점이 다르다고 NPR는 내다봤다. 이란 영토가 이스라엘에서 1천200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고 이스라엘 폭격기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중동국가에서 재급유를 받아야 한다. 게다가 이란 핵시설들이 지하 깊숙한 곳에 산재해있어 공습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이란이 자발적으로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NPR는 거론했다. 이란이 그동안 외교적 해법을 거부하고 국제사회의 막강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프로그램을 강행하는 것을 볼때 유일한 해법은 군사행동이라는게 이스라엘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란 핵프로그램의 정확한 실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밀스런 점들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제기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지만 실제 상황을 보면 여러 기술적 문제 등으로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란 내부의 권력투쟁 상황도 여전히 유동적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임기가 내년말 끝나면 누가 후임이 될지도 불투명하다.
오바마는 "이란 내부의 역동성을 알고 있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 뒤 "이란 내부가 과거보다 매우 분열돼있다.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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