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1일 일요일

바포메트의 기원

바포메트의 기원





바포메트는 염소 형상을 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서 오컬트 역사 속에서 종종 등장한다. 중세기의 성당기사단, 19세기의 프리메이슨, 현대 오컬트주의에 이르기까지, 바포메트는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바포메트의 기원은 어디이며, 특히나 그 심벌 속에 담긴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이 글은 바포메트의 기원, 그 비전(秘傳)적 의미를 알아보고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모습들을 살펴볼 것이다.








서양 오컬트 역사에는 미스터리한 바포메트의 이름이 종종 등장한다. 비록 20세기에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지만, 바포메트에 대한 언급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11세기 초에 작성된 문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이 상징은 오컬트주의, 의식적 마술, 마법, 사탄주의, 비전(秘傳) 등과 연관되어 있다. 대중문화 속에 등장하는 바포베트는 그 오컬트 사상을 드러내보이곤 한다.

바포메트에 대한 가장 유명한 묘사는 엘리파스 레비(Eliphas Levi)의 “고등마술의 도그마와 의식(Dogme et Rituel de la Haute Magie)” 속에 나온다. 레비의 이 책은 1897년에 출판되었는데, 현대 오컬트주의의 표준서로 인정받고 있다. 이 바포메트가 나타내는 것은 무엇인가? 바포메트 주변의 상징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왜 그것이 오컬트주의에서 그렇게 중요한가? 그 해답을 얻으려면, 우리는 그 기원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먼저 바포메트의 역사와 대중문화 속에 나타난 바포메트의 예들을 조금 알아보고자 한다.



명칭의 기원

바포메트 이름의 기원에는 몇가지 주장들이 존재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주장은 중세 프랑스에서 사람들이 이슬람 예언자 모하메드의 이름(라틴어로 바꾸면 “마호메트”)을 변형시켰다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기에 성당기사단은 중동국가들에서 예정보다 오랫동안 머물렀다. 그들은 그곳에서 아바리아 신비주의 교의를 받아드리게 되었다. 성당기사단과 동양문명의 접촉은 서양 오컬트주의의 기본이 되는 사상들을 유럽으로 끌어들이는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러한 동양문명 속에는 영지주의, 연금술, 카발라, 헤르메스주의 등이 포함된다. 성당기사단과 이슬람이 친밀한 관계임을 알게 된 중세교회는 그들이 바포메트라는 우상을 숭배했다는 죄명을 씌웠다. 그러므로 바포메트와 마호메트 사이의 관계가 그럴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이름의 기원에 관한 다른 주장들이 있다.

프랑스 오컬트주의자 엘리파스 레비는 바포메트를 묘사하여 유명한데, 그는 그 이름이 카발라적 표기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성당기사단의 바포메트 이름은 카발라식으로 거꾸로 읽어야 한다. 그 이름은 3개의 축약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구성은 Tem. ohp. AB.이며, 이를 풀면, Templi omnium hominum pacts abbas(만인 평화의 성전에 계신 아버지)이다.” 1

아르콘 대라울은 작가이자 수피 전통과 마술을 가르치는 교사인데, 그는 바포메트가 아라비아어 Abu fihama(t)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그 말의 뜻은 “지성의 아버지(The Father of Understanding)”. 2

사해 사본 연구로 유명한 휴 숀필드 박사(Dr. Hugh Schonfield)는 좀더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숀필드 박사는 애트바쉬라는 유대식 암호를 연구하여 이를 사해 사본 번역에 이용했다. 그는 바포메트란 단어에 애트바쉬 암호를 적용하면, ‘소피아(Sophia)’라는 그리스어로 번역되며 그 뜻은 ‘지식’이며 ‘여신’과 동의어라는 것이다.



바포메트 형상의 유래



바포메트에 대한 현대적 묘사는 그 뿌리를 여러 고대세계의 문화적 원천에 두고 있긴 하지만, 바포메트는 이집트, 북유럽, 인도 등 세계 여러 곳의 신들과 닮아 있다. 사실상,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대문명 속 신화에는 뿔 달린 신이 많이 등장한다. 융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뿔이 달린 신이라는 개념은 보편적으로 개인의 심리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바포메트는 뿔이 달린 신 원형의 계속형이다. 세르누노스, 팬, 하토르, (기독교에서 묘사하는) 악마 등과 바포메트는 공통의 기원을 갖는 것일까? 그 신들이 나타내는 모습은 매우 유사하다.




고대 켈틱 신 세르누노스(Cernunos)는 전통적으로 머리에 가지 형식의 뿔을 달고, 레비의 묘사와 유사하게 결가부좌 자세를 취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비록 이 켈틱 신은 신비로 덮여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풍요와 자연의 신이라고 부른다.





켈틱 신 세르누노스는 영국에서 헤른(Herne)으로 불린다. 헤른의 모습은 남근이 강조되어 있고, 바포메트와 유사하게 사티로스(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상반신은 남자, 하반신은 염소 다리를 갖고 있는 신)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머리에 뿔이 나 있다.







팬(Pan)은 그리스신화 속에서 주요 신으로 등장한다. 이 신은 종종 뿔이 달린 머리와 하반신이 염소다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세르누노스와 유사하게 팬도 남근신이다. 팬이 동물의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은 인간의 성욕과 생식력의 충동성이 육체화된 것이다.





마르세유 타롯카드에 나오는 악마(15세기). 이 카드에 묘사된 악마는 날개, 뿔, 유방, 손 싸인 등은 의심의 여지 없이 레비의 바포메트 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교황 실베스터 2세와 악마(1460).
기독교에서 묘사하는 악마는 위에서 보듯이 이교의 신들의 모습과 유사한데, 이는 이들 이교 신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교의 신에게서 외형을 차용한 악마에 대해 교회는 이것을 악의 상징으로 삼았다.





로빈 굿-펠로우(Robin Good-Fellow), 혹은 퍽(Puck)은 땅의 영혼이 인간으로 변한 신화 속 요정의 이름이다. 바포메트와 여러 신들의 속성을 기술해 놓은 1629년판 한 서적의 표지에는 이 요정신이 마녀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고야(Goya)가 1821년에 그린 “Great He-Goat”, 혹은 “Witches Sabbath”이라는 제목의 그림. 그림을 보면, 사탄 주변에 마녀들이 모여있는 집회 모습이다. 여기서 사탄은 반인반수(반은 사람 반은 염소)의 모습을 하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바포메트를 닮은 형상. 노트르담 성당은 성당기사단이 지은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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