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3일 일요일

쓰나미의 원리

2009년에 개봉하여 화제를 모았던 영화 [해운대]는 대한해협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해 만들어진 쓰나미가 불과 수 분 만에 부산 앞바다에 도착하여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 쓰나미 재난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상의 시나리오였지만 실제로 쓰나미는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여러 차례 발생하여 엄청난 위력으로 해안가 지역을 초토화시키며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손실을 가져오는 자연재해이다.






지진에 의해 발생한 해일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낸다.






‘쓰나미’의 의미



‘쓰나미(津波·Tsunami)’는 ‘지진해일’을 뜻하는 일본어이다. 해안(津:진)을 뜻하는 일본어 ‘쓰(tsu)’와 파도(波:파)의 ‘나미(nami)’가 합쳐진 ‘항구의 파도’란 말로 선착장에 파도가 밀려온다는 의미이며, 일본에서는 1930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1946년 태평양 주변에서 일어난 알류샨열도 지진 해일이 당시로서는 자연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희생자를 내자 세계 주요언론들이 '지진과 해일'을 일컫는 '쓰나미(tsunami)'라는 일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63년에 열린 국제과학회의에서 '쓰나미'가 국제 용어로 공식 채택됐다.



해일이란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현상으로 지진, 폭풍, 화산 활동, 빙하의 붕괴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이 중 지진에 의해 발생된 지진 해일이 쓰나미이다. 바다 밑의 해양지각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지각의 높이가 달라지면 지각 위에 있던 물의 해수면도 굴곡이 생겨 해수면의 높이가 달라지게 된다. 달라진 해수면의 높이는 다시 같아지려 하므로 상하방향으로 출렁거림이 생겨나게 된다. 해수의 이런 출렁거림, 즉 파동은 옆으로 계속 전달되어 가는데, 이것이 바로 지진 해일인 쓰나미를 발생시킨다. 해일의 주기는 수 분에서 수십 분이며 파장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한다. 이 파는 수심의 20배에 달하는 매우 긴 장파이며 바다의 깊이가 4km이면 해일의 속도는 시속 720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게 된다. 해일의 주기가 매우 길어서 넓은 바다에서 보면 그 움직임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으나 이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바다의 수심이 점점 얕아지므로 해일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해일의 파고가 높아지는 이유는?



천해파의 속도공식은 (v : 속도, g : 중력가속도 , h : 수심)이다. 중력가속도 g를 9.8이라 하면 로 표시된다. 이 속도공식에서 보면 수심이 깊을수록 파의 속력이 매우 빨라진다. 수심 4000m인 바다에서 파고의 높이는 대략 1m 정도이다. 그러나 이 파가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수심이 점점 얕아져 파의 속도는 점점 감소하게 된다. 수심이 얕아지면 물과 바닥과의 마찰이 심해져서 점점 속도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느려지는 데 반해 해일의 주기와 해일이 가져온 총 에너지는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파의 앞부분은 속도가 느려졌으나 뒤에서 밀려오는 파의 주기와 에너지는 거의 줄어들지 않은 상태이므로 파장은 짧아지고 에너지는 좁은 범위에 축적된다. 그리고 나면 물이 높게 쌓여 파도의 높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해일로 변하여 해안가에 도착하게 된다.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수심이 얕아지면서 파의 속도가 줄고 그 결과 해일의 파고는 높아진다.






이때 해일이 파의 골 부분부터 도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해안가의 물이 바다 쪽으로 일시적으로 빨려나가 바닥이 드러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곧바로 파고가 매우 높은 파마루가 도착하므로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1755년 11월 1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일어난 바 있는데, 이때 이 현상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바닥이 드러난 만(灣)에 있다가 불과 수분 후에 연속적으로 밀려온 높은 파고의 파마루에 의해 많이 희생되었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9.3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지진해일이 덮쳐 2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지진해일은 반다아체 지역에서 40km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쓰나미로 기록되어 있다. 이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서로 부딪치는 부분으로 매년 4cm씩 가까워지는데 이것이 900년간 축적되었다가 그 스트레스로 두 지각이 서로 맞물리면서 하나의 지각이 갑자기 치솟아 지진이 발생했다. 이 때 바로 위의 바닷물이 순간적으로 위아래로 요동을 쳐서 그 여파로 해일이 생겨난 것이다. 심해에서 바닷물이 요동치면서 바닷물은 제트 항공기 속도와 맞먹는 시속 600km 속도로 이동하고 이 물이 남아시아 해안가로 일제히 솟구치면서 파고 4m의 거대한 파도로 돌변하여 엄청난 양의 물이 육지를 덮쳤다. 이 파고의 높이는 지형에 따라 훨씬 더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특히 해안선이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에서는 이 경향이 뚜렷하다.


과거에 발생했던 가장 파괴적인 쓰나미로는 1703년 일본의 아와[阿波]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883년 8월 26일과 27일에 일어난 방대한 규모의 해저 화산폭발은 크라카타우섬을 소멸시켰는데, 이때 동인도 여러 지역에서는 35m에 달하는 높은 해파가 발생했고, 3만6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는 쓰나미의 위험이 없는 곳일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게다가 지진다발지역인 일본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결코 쓰나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동해안에서도 1983년과 1993년 일본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태평양 연안이나 멀리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도 바다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전달될 수 있다. 해안에서 반사된 파는 다른 곳으로 이동되므로 다양한 양상으로 여러 곳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진해일은 예보가 가능하므로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010년 2월 27일에 칠레 해상에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쓰나미도 미리 경보가 내려져 피해에 대비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에도 예보된 해일이 하루 정도의 시간을 두고 도착하였으나 거리가 워낙 멀어 파괴력은 약했다. 만약 일본의 북서 근해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후 대한민국 동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지진해일 예보가 발령되면 신속하게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높은 지역으로 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붕괴의 위험이 없는 높은 건물의 옥상으로 재빨리 대피하는 것이 쓰나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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