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3일 일요일

방사능 피폭 왜 무서운가

세슘 반감기 30년… 암·기형아 유발

[세계일보]원전 폭발사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남겨 ‘핵 재앙’으로 불린다.

원전 폭발 시 대기 중으로 퍼져나간 방사능 물질에 노출(피폭)되면 기관 장애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고 자손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13일 원자력 전문가들에 따르면 원자로 폭발사고가 발생하면 세슘-137과 스트론튬-90 등 다양한 종류의 방사능 핵분열 생성물이 대기로 방출된다.

특히 가스와 에어로졸 형태로 방출되는 요오드-131은 사고 직후 방출량이 가장 많고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매우 크다.

원전 사고 시 발생하는 주요 방사능 물질로는 요오드-131과 세슘-137, 스트론튬-90 등이 꼽힌다. 요오드-131이 갑상샘에 모여 갑상샘 호르몬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처럼, 세슘은 90%가 근육 부분에, 나머지는 뼈와 간장, 기타 기관에 달라붙어 해를 끼친다.

세슘-137은 방사능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30년으로 길어 피해도 오래간다. 스트론튬-90은 화학적 성질이 칼슘과 유사해서 체내에 섭취되면 뼈에 모인 채 좀처럼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장과정의 아이와 청소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능 피폭 시 인체에 나타나는 증상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피폭 후 수주간 이내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급성 증상으로는 급성 방사선증, 피부장해, 조혈 장기 기능부전 등이 대표적이다. 급성 방사선증의 초기 증상으로 구토와 무력감 등이 나타나 피폭 1∼2시간 후에서 1∼2일간 지속된다.

국부 피폭의 급성증상으로는 탈모와 염증이나 홍반, 수포, 궤양 등이 있다. 흡수선량이 높으면 회복되더라도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증상을 유발한다. 백혈병이나 피부암 등 악성종양을 유발하고 백내장, 수명단축 등을 가져올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피폭 3∼15년째 피폭집단의 백혈병 출현율은 대조군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특히 생식세포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염색체 이상이나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자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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