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8일 월요일

첨단 무기의 세계 전쟁 개시의 신호탄 우주무기



첨단 무기의 세계 전쟁 개시의 신호탄 우주무기



멀지 않은 미래, 지구 500㎞ 위 저궤도의 상황이 긴박해졌다. 중국 위성의 움직임을 쫓는 일본의 탄도탄 감시망과 미국의 위성감시센터가 ‘급격한 궤도 변경’을 감지했다. 일본 위성으로 접근하는데 궤도와 진행 방향이 이상했다. 충돌 궤도다. 일본과 미국은 경보를 울렸다.

우주 상황이 긴박해진 것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유증이다. 원전의 급격한 축소로 에너지난에 시달리는 일본은 필사적이 됐다. 중국이 ‘우리 영토’라는 동중국해 조어도(釣漁島, 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열도) 인근에서 유전 개발을 강행하며 해상 시추선을 보낸 것이다. 중국 시민 단체 선박들은 격렬한 해상 시위를 벌였다. 일본 함정들이 중국 선박과 충돌했고 중국인 수십 명이 수장됐다. 인민해방군과 자위대에 비상이 발동됐다. 터질 듯 긴장이 팽팽했다. 군사대결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아니 중국은 이미 전쟁의 단추를 눌렀다. 중국 정찰 위성의 급격한 궤도 전환은 ‘은밀한’ 선전포고였다. 상황 파악을 위한 궤도 수정이라고 했지만 실제론 전형적인 ‘궤도 이탈 공격’이었다. 중국은 일본의 눈을 멀게 하는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일본 해상 자위대의 이지스급 곤고함은 SM-3 블록 I B미사일을 발사했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위성공격미사일(ASAT)이다. 공격 위성은 파괴됐다. 중국은 이에 내륙의 미사일 기지에서 DF-21 위성공격미사일 수기를 동시에 발사, 일본의 정찰위성들을 파괴했다. 일본은 초카이함에 장착된 SM-3 블록II A 미사일을 발사해 필리핀과 오오츠크해 상공을 지나는 중국 정찰위성 파괴로 대응했다.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공격을 ‘전쟁 돌입’으로 규정하고 미ㆍ일 안보조약에 따라 중국 위성 공격을 지시했다. 3만5786㎞ 상공 정지궤도의 미 위성이 신호를 받듯 깜빡이더니 곧 사출구에서 백색의 뜨거운 분자빔이 쏟아져 나왔다. 겨냥된 중국위성은 파괴됐다. 록히드 마틴사가 제작한 오로라 우주비행기도 궤도로 순식간에 올라와 고주파 마이크로 웨이브 공격을 시작했다.

이 시나리오는 미래 전쟁이 우주에서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다. 전쟁 개막 전 ‘적’의 감시 능력과 통신망부터 끊는다. 네트워크 중심전(NCW)인 미래전에서 핵심 역할은 위성망이 맡는다. 조기경보ㆍ감시 위성, 정찰위성, 신호정보 위성, GPS위성 등이다.



이라크전 때 미군 작전 68%가 위성 의존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미군 작전의 68%가 위성유도를 받았다. 1991년 1차 전쟁 때는 10%였다. 현재 군사 정보의 80%는 상업위성을 통해서도 전송된다. 100여 기로 구성된 미국의 위성망이 이 역할을 맡는다. 전쟁이 ‘전자의 구름 속에서 진행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위성망이 공격을 받아 기능을 잃으면 네트워크전은 불가능하다. 눈을 잃은 장수의 길은 패배뿐이다.
그래서 ‘미 우주 및 미사일 시스템 센터’의 존 세리던 중장은 “우주는 지금 경쟁의 장”이라고 했다. 미래의 우주전쟁에서도 미국은 선두에 설 것 같다. 여기에 중국이 맞선다. 100여 기의 위성으로 구성된 망을 갖고 있는 미국에 중국이 당장 혹은 가까운 장래라도 군사적으로 겨루긴 어렵다. 그러나 취약점을 공격해 약화시킬 수는 있다.

2007년 1월 11일 중국은 기능을 상실한 펭귄-1C 기상위성을 864㎞ 저고도에서 파괴시켰다. 그런데 방법이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DF-21 우주위성공격 미사일이 쓸모 없어진 위성을 없앤 것이란 겉모습을 했지만 실제론 우주무기 실험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웃었다. 야전 트럭에 장착한 DF-21의 능력을 확실하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를 일으켰다. 준비시간이 짧고, 더구나 고정 발사대가 아닌 이동식 발사대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미국이 공격해 파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미국 위성이 극도의 취약 상태에 놓이게 됐다. 위성 의존도가 높은 미국은 급해졌다.

중국의 발사 실험 4개월 뒤 뉴멕시코주 커트랜드 공군기지에 우주대응작전팀이 급조됐다. 그리고 2008년 2월 20일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 에리에서 SM-3 미사일이 발사돼 궤도 진입에 실패한 정찰위성 USA-193을 요격했다. 240㎞ 저궤도여서 대부분 파편은 일주일 뒤 대기권으로 낙하, 소멸됐다. 미국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중국, 지상 발사 레이저 실험 한창
현재 우주무기는 미사일이 주력이다. 미국은 위성공격이 가능한 SM-3미사일 50여 기와 요격미사일(GBI) 30여 기를 실전 배치 중이다. 원래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는 탄도탄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이 미사일들이 정해진 궤도를 비행하는 위성 요격은 상대적으로 쉽다.

위성 궤도를 바꿔 단순 충돌하는 것도 중요한 전술이다. 민감한 위성이 충돌 자체로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탐지되는 위성은 쉽게 대응 공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탐지가 어렵게 스텔스화하거나 방어용 기생위성을 함께 올려 공격위성을 대응공격하는 구상도 있다. 생존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작은 소형 위성 무리를 동시에 운용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진화는 거듭되고 있다. 중국은 지상 발사 레이저 광선으로 위성 기능을 정지시키는 시험을 하고 있다. 미국은 미사일방어망(MD)용으로 이미 공중발사형 레이저 ABL을 개발 완료한 상태여서 당장이라도 레이저로 공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플라스마나 레일건 등의 신무기도 개발 중이다. 아직은 SF영화에나 등장하는 물질파 같은 무기들도 연구 중이다. 이런 무기들은 차세대 우주비행기에 실려 무기화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사는 ‘오로라’란 이름의 우주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재래식 연료나 반중력장 연소 등의 방식을 이용해 추진되는 중형 크기로 달까지도 갈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김병기 객원기자·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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