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8일 금요일

中 에이즈 유사 괴질 급속 전파

'미지의 바이러스'를 보도한 중국 언론. 출처=인터넷 이미지 캡쳐


증상은 에이즈(AIDS)와 유사하지만 에이즈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괴질이 중국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중국보건당국은 '에이즈공포증'이라며 심리적 질환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이 괴질은 중국대륙에서 계속 전파되고 감염자수도 증가하면서 현재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 괴질에 걸린 환자들은 잘 때 땀이 많이 나고(도한ㆍ盜汗), 손발이 뻣뻣해지고 하얀 설태(舌苔)가 끼고 피부에 멍이 잘 들고 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을 호소하며 근육이 떨리고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도 든다고 말한다.



광둥(廣東)성에서 발행되는 신쾌보(新快報) 3월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위생청(衛生廳)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둥성 등지에서 최근 ‘미지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에게서 도한과 손발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중국 위생부도 현재 발병환자가 비교적 많은 베이징, 상하이, 저장(浙江)성, 후난(湖南)성, 장쑤(江蘇)성과 광둥성 등 6개 성시에서 이미 역학조사에 들어갔으며 구체적인 병인분석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 에이즈와 비슷한 감염경로



허난(河南)성의 괴질환자 전아이(眞愛ㆍ이하 환자 이름은 가명)는 기자에게 "2010년 6월 위험한 행위(문란한 성관계)를 했고, 이후 콘돔을 사용했으나 7월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목에서 거친 소리가 나고 목안이 붓고 아팠으며 구강과 치은에 통증이 오고 혀에 두터운 백태가 끼었다. 이후 목에 임파선 결절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10여개나 된다. 뒤이어 몸에 좁쌀 같은 발진이 생겼다. 나중에 베이징에 가서 에이즈 검사를 했지만 음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톈칭(天晴)이란 또 다른 괴질환자는 2010년 푸젠성 샤먼(廈門)에서 대학 4학년 때 처음 퇴폐이발소를 찾았다. 콘돔을 사용했으나 석 달 후 혀끝에 희고 긴 얼룩이 생기고 큰 물집이 잡혔으며 그 후 관절통, 근육떨림이 나타났다. 하루 종일 피곤했고 16시간을 자도 피곤했다.



병세는 악화돼 현재 톈칭은 호흡곤란으로 침대에 누워 지내고 있다. 그는 힘겨운 목소리로 “석 달 전 쓰촨에서 이미 사망자가 나왔대요. 지금 제 상황도 좋지 않아요. 머리카락이 심하게 빠지고 마치 폐병을 앓는 것처럼 늘 호흡이 곤란하며 근육이 심하게 떨립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환자 후녠(虎年)은 랴오닝성 안산(鞍山) 출신으로 27세 때 퇴폐이발소 접대부로부터 병을 옮았다. 그는 업소를 찾은 다음날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두 달 후에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혀가 흰 부스럼으로 덮였다. 아랫입술 안쪽에 작은 물집이 생겼으며 두 종아리에 작은 뾰루지 같은 것이 많이 올라왔다. 도한이 아주 심해 잘 때 이불이 젖을 정도고 열흘간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픈 것을 느끼지 못했다. 현재 그는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수척해져 170cm 키에 몸무게가 겨우 40kg에 불과하다.



◇ 보건당국 '심리적 질환'이라 주장



중국 인터넷신문 대양망(大洋網) 3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의 한 관리는 괴질환자들의 증상을 보고 전염병이 아니라며 “(전자제품 부품업체) 폭스콘 자살사건처럼 정신병도 다른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끼쳐 전염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환자 톈칭은 처음에는 에이즈라고 생각조차 못했지만 인터넷을 검색한 후에 자신이 '에이즈 공포증'에 걸린 것을 알았다며 "내 병은 두려움 때문에 생긴 것도 아니고 두려움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이 괴질 환자들에게 에이즈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오면 감염되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아무 문제없다'는 의사말만 믿고 감염을 막기 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병을 전염시키고 있다.



‘핑안(平安)’이란 환자는 2009년 감염됐다. 핑안은 기자에게 "그 때는 감기로만 알고 여러 모임에 참석했다. 결국 내 동료, 친척, 친구 등 100명 이상이 나 때문에 감염됐다"라며 고통스러워했다.



◇ 中당국 에이즈도 10년 후에야 인정



본지가 홍콩ㆍ대만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신지웬(新紀元)>은 2000년 전후 중국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으며 문란한 성관계와 관련이 있지만 중국보건당국이 '에이즈공포증'이란 심리적 질환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에이즈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에이즈바이러스(HIV) 검사를 하면 음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에이즈공포증'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 질환은 전염성이 강해 콘돔을 사용한 성관계, 동일한 식기 사용, 땀이나 체액 등으로도 모두 감염될 수 있다. 감염 후에는 에이즈처럼 인체 면역계통을 공격해 면역세포와 백혈구 수를 감소시킨다.



전염 증상이 명백하지만 중국정부와 보건당국은 물론 언론까지 '에이즈공포증'이란 이름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덮어버리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중국보건당국은 과거 에이즈에 대해서도 발병 후 10년이 지난 후에야 에이즈임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 집단 헌혈로 보복하는 환자들



수년간 이 괴질 환자들은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와 위생부를 찾아가 고통을 호소했지만 모두 '심리적 이유'라며 어떤 조사나 치료도 받지 못했다.



2008~2009년 사이 중국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QQ 그룹에서는 ‘홍콩(港灣)’이란 단체명으로 활동하는 240여 명의 '에이즈공포증' 환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당시 베이징 소재 유명 종합병원인 협화(協和)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요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후 이 단체 회원들은 잇달아 사망했다. 이들 회원들은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전(深圳)에서 상하이에 이르는 동부 연안 여러 도시에서 집단으로 헌혈하기도 했다. 또 번화한 시내에 있는 여관에서 숙박하며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감염시키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상에는 '홍콩'과 같은 환자들 모임이 많으며 일부 온라인 모임은 수년간 유지되기도 한다. 대기업 식당에서 근무한다는 한 환자는 1,000명 이상 직원들에게 모두 병을 퍼뜨리겠다고 선포한 경우도 있었다.



또 지난 3월 26일 온라인상의 한 환자 모임에서는 전날 한 회원이 정부관리에게 테러를 가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 회원은 구체적인 지역은 밝히지 않은 채 다른 성시(省市)에서도 관리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여비가 모자라자 다른 회원들이 100~200위안을 주었다고 적었다. 이들 회원들은 "테러가 청원보다 효과적"이라며 동료를 지원했다.



천이롄(陳怡蓮) 기자 대기원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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