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미션 임파서블4’… 영화 속 첨단과학 파서블?

‘미션 임파서블4’… 영화 속 첨단과학 파서블?

  



전자석 이용한 공중부양? 초전도체 이용 80kg까지 거뜬

[동아일보]

《 “대통령이 ‘고스트 프로토콜’을 발효시켰네. 지금부터 우리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걸세.” 비밀조직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요원인 이선 헌트(톰 크루즈)는 국장에게서 이 같은 통보를 받는다. IMF가 러시아 크렘린 궁 폭발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자 미국 대통령이 ‘조직의 존재를 부정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IMF는 위기에 처했다. 헌트와 동료들은 조직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정부의 도움 없이 ‘러시아의 핵무기 발사 암호’를 빼내는 임무에 도전한다. 최근 인기 몰이 중인 영화 ‘미션임파서블4’에서 요원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첨단장비를 이용해 하나하나 해결한다. 눈에 낀 콘택트렌즈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스파이더맨처럼 고층 빌딩의 유리벽을 타고 오른다. 3차원(3D) 영상 스크린으로 크렘린 궁의 철통 보안을 뚫는다. 공중에 뜬 상태로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서버실을 장악해 건물 내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통제한다. 영화에 등장한 첨단장비들은 다소 과장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

① 콘택트렌즈로 영상 전송

비밀요원 브랜트(제러미 레너)는 핵무기 발사 암호를 빼내기 위해서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된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 렌즈를 끼고 상대를 보면 얼굴을 인식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눈을 두 번 깜박이면 사진이 찍혀 무선으로 전송된다.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니다. 이 렌즈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초 연구가 ‘마이크로 기계공학과 마이크로공학 저널’ 지난달 22일자에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콘택트렌즈(a) 위에 발광다이오드(LED)와 안테나를 붙여 토끼 눈(b)에 끼운 뒤, 무선으로 청색 불을 켜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실험에 쓰인 렌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눈에 공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몇 분밖에 착용할 수 없고 무선통신 거리도 2cm 정도에 불과하다. LED를 켜고 끌 수 있는 수준이라 영화처럼 많은 일을 해내기는 아직 어렵다.

② 반발력 커 균형잡기가 핵심

브랜트는 자석으로 된 옷을 입고 서버실로 침투한다. 건물 위로 침투한 브랜트는 컴퓨터에 접근하려면 통풍구를 통해 10m 아래로 뛰어내려야 한다. 통풍구 아래에는 대형 환풍기가 빠르게 돌고 있지만 그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낙하한다. 환풍구 날개에 부딪치기 직전,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공중에 뜬다. 환풍기 밑에 있는 로봇의 자석과 옷에 있는 자석 사이에 반발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동락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은 “초전도체를 이용하면 80kg의 무게 정도는 거뜬히 공중에 뜨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기력을 이용해 물체를 공중에 띄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공중에서 균형을 잡기 힘들다. 반발력 때문에 튕겨 나갈 수 있어 영화처럼 로봇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기는 어렵다.

경비원 속이는 위장 스크린

크렘린 궁에 잠입한 헌트는 경비원의 눈을 속이기 위해 ‘위장 스크린’을 사용한다. 카메라로 복도 영상을 찍어 스크린에 3D 영상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경비원은 평면 스크린을 보고 있지만 3D처럼 화면이 변해 진짜 복도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3D 안경을 쓰지 않아도 화면을 입체로 볼 수 있는 ‘헤드 트레킹’ 기술로, 최근 개발된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응용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큰 스크린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박강령 동국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아이패드 앱과 같은 원리로 구현이 가능하지만 카메라가 경비원의 얼굴을 인식하면서 고속으로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163층 외벽에 도마뱀처럼 달라붙는 ‘마술 장갑’

헌트(옆 사진)는 828m 163층으로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의 벽을 ‘거미장갑’을 끼고 오른다. 몸무게 70kg의 헌트를 지탱해 주는 장갑에는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을 모방한 기술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에는 가느다란 섬모가 수만 개 달려 있는데 벽면이나 천장 같은 곳에 닿으면 빨판이나 끈적이는 물질이 없어도 딱 달라붙는다. 서갑양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게코도마뱀 발바닥을 모방한 접착제가 가로 세로 10cm만 있어도 70kg을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체 모방 기술을 이용하면 일단 빌딩 벽에 붙을 수는 있다. 그러나 영화처럼 붙었다 떨어지는 것을 반복할 수는 없다. 서 교수는 “영화처럼 하려면 장갑에 있는 섬모를 비스듬히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구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⑤ 서버장악 모든 시스템 원격조종

서버실 잠입에 성공한 헌트는 해킹 프로그램이 담긴 USB 메모리를 서버에 꽂는다. 곧 아래층에 있던 요원이 엘리베이터와 폐쇄회로(CC)TV 등을 마음대로 조종한다. 초고층 빌딩에 설치돼 있는 CCTV 영상을 모두 볼 수 있고 엘리베이터도 원하는 층에 세울 수 있다.

이 기술은 첩보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미션임파서블4에 나온 다른 기술보다 구현 가능성이 크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주요 장비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외부 침입에 대비해 인터넷과 분리해 놓기 때문에 서버실로 직접 침입해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며 “실제로 유명 해커 콘퍼런스에서 서버를 통해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시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5&gid=321636&cid=303946&iid=13011234&oid=020&aid=0002302255&ptype=011

댓글 1개:

  1.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영화 꼭 보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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